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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과 시민단체의 정체성에 관한 사고
임창순(의림포럼 편집위원장/임창순 바둑교실 원장)
21세기는 문화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는 사회라고 한다.
인간활동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문화가 세기를 이끌어 가는 주역이 된다는 뜻이다.
앞으로는 치열한 문화전쟁이 예견되고 있으며, 이미 선진 자본주의는 자국의 문화 를 보급하고 문화의 소비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이다.
거대한 자본주의문화아래 우리의 전통문화는 너무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있다.
이미 많은 문화상품들을 받아들이고 있으며, 우리 것은 밀려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타문화에 흡수당하지 않고 전통의 가치를 지켜내는 것, 그것이 바로 경쟁력이자 미래의 문화상품이다.
문화의 범주는 광범위하면서도 다양하다. 이 다양성은 시민이 부여하는 가치의 기준이다.
곧 시민의식에 의하여 문화 마인드가 형성된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논하지 않더라도 다변화된 문화는 하나 하나의 특색이 있게 마련이며, 이를 사회에서 수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문화사회의 형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이 아직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세계는 탈 문명을 꾀하고 있으며, 산업사회에서 자연 친화 사회 로 전향해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존의 가치관에서 벗어나려는 다양화된 가치관은 사회적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미 많은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문화의 다양성에 대하여 우려와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곳곳에서 이러한 징후들은 감지되고 있다.
예외 없이 우리주변에서도 가치관의 붕괴와 창조는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새로 창조되는 가치와, 전통의 가치에 대하여 끊임없이 연구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사회적 역량이 필요해 졌으며, 이를 위한 단체나 기관이 필요하게 된 것은 시대적으로 매우 당연한 사회적 흐름이라 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학술단체나 연구기관, 혹은 시민단체 등이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광범위하게 모든 단 체의 성격을 논하기에 앞서 지금 우리 앞에 놓여있는 시민단체의 정체성에 대하여 보다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 며, 이를 토대로 보다 넓은 사회적 고찰이 있어야 한다.
시민단체는 문제제기와 새 가치의 발견이라는 순기능과 삶의 환경을 보다 발전시키려는 의식의 소산에서 만들 어진 무형의 산물이다.
단체의 구성원들은 여러 계층의 소시민들로서, 이들은 자신의 가치증명과 사회봉사라는 명분에 의하여 단체를 구성하고 있다. 여러 계층간의 다양한 기준이 토의되고, 전통의 가치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하여 진보적인 연구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사회인식과 시대적 흐름을 매우 중요시하여야 한다.
이는 전문연구기관이나 단체에서도 하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생각할 때, 작은 지역단체가 매끄럽고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단체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 내지 못한다면 순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또 다시 사회의 불필요한 압력단체로 전락하게 된다.
시민단체는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하며, 잘못된 의문이 라도 깊이 있게 파고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모두에게 경각심을 주며, 전통의 가치를 보다 발전시켜 계승해 나가는 길. 이것이 바로 의림포럼과 같은 단체가 해 주어야 할 일인 것이다.
우려가 기우에 그치길 바라면서 의식적인 문제에 접근해 본다.
1. 시민의식 발현 과 단체의 당위성
우리가 사는 사회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한다. 이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합친 형태로서, 자본에 의하여 인간의 가치가 움직이는 그런 사회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받아들인 것은 수십 년의 역사에 불과하다. 서양에서 2∼3백년에 걸쳐서 만들어진 자유 경제주의와 자유 민주주의를 수용하게된 기간치고는 너무 짧은 역 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쟁과 배고픔은 전통의 가치를 인식할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고 반사적 경 제이익에 치우쳐 전통의 가치를 잊어버리게 만들었다.
해방을 전후로 하여 전쟁이라는 격변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적 구조 속에서 성장한 가치관은 모든 사 람들에게 비교적 받아들이기 쉽게 접근되었으며, 알게 모르게 우리의 전통적 문화를 잠식해 왔던 것이다. 자본이 가치를 좌우한다는 것을 몇 백년전의 우리조상이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 당장 나가서 죽으라고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전통적인 가치관은 인간의 생활관습과 연계 하여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
이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근대의 사회적 현상들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본다. 의식의 발현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의 발현 기준은 전통이다.
전통에 대한 강한 부정이 오히려 전통으로 의식을 회귀시키고 있는 것이다.
많은 오류는 아닐지라도 우리정부는 잦은 실정으로 인하여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법은 많이 아는 자들 에 의하여 부를 축적하는데 사용된다.
공정성의 시비에 휘말리고 사회의 지도층은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다.
정의가 무너지고 있으며, 도덕, 윤리, 기타 모든 관념이 전통으로부터 탈피하려고 한다.
이러한 현실을 비판하는 기준은 전통적 가치와 역사의식뿐이다.
시민단체는 이러한 사회구조적 문제에 희생되어온 소시민들의 최후 보루와 같다.
마모니즘에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완성된 자기 기준만으로 이 사회의 거대한 흐름을 돌리기에 너무 무기력하다 고 판단된 소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결합한 형태인 것이다.
단체는 현실을 비판할 수 있는 도구일뿐더러, 자신과 이 시대의 정체성에 대하여 공동적 가치관을 형성하기 위한 전초 기지라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데올로기적 에너지의 원천을 시민단체라 보고, 단체를 존립시키는 당위성을 따져 보자.
누가 자신 있게 "이것은 모순이다" 라고 할 수 있겠는가? 민주주의 정의아래 소수는 늘 배제되어야 했으며, 여 기에서 싹튼 의식적 대항력의 소산물이 바로 단체인 것이다.
그러기에 다수의 논리가 살아있는 단체가 민주주의 적 정의라고 규정 지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로서 구성된 단체가 과연 정의를 구현해 낼 수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아직은 너무 익숙하지 못한 시민운동은 참여의 부실과 전문성의 취약 등 많은 난제를 가지고 있다.
거대한 정부조직처럼 체계가 잡혀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작더라도 지켜져야 하는 전통, 그것을 지키고 계 승, 발전시키는 일이 시민단체가 지향해야할 목표일 것이다.
2.단체의 역할과 한계
사회에는 상당한 구조적 결함이 있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불이익이 있게된다. 이 불이익은 구조적 결함에서 파생된 것으로 반드시 보상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를 인식하고 있는 정부조직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갈 곳 잃은 불만은 사회에서 소멸되어야 하며 인간은 개인적으로 좌절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불만들을 해소할 창구의 역할과, 대안을 제시하여야 하는 곳이 시민단체이다.
시민단체는 이러한 구성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하며, 이를 밖으로 분출하는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소속된 구성원 모두는 자기 의견을 내 놓을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 하고, 실제로 반영시키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이를 정제시키는 장치를 마련하여야 하며, 하나의 의견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결론 지어져야한다.
완성되지 못한 마인드는 또 다른 기득권에게 공격할 빌미를 제공할 뿐이다.
다수를 대변할 수 있는 역할만이 시민단체의 정체성을 유지 시켜 주는 것이다. 구성원들 모두가 성공한 의식을 갖추기는 힘들다.
모든 구성원들은 나름대로의 일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일은 사회활동을 제약할 것이다.
자유롭게 이 활동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여야 한다.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선 하나의 일을 여러 명이 분담하여 연구하는 일과, 사무분장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단체는 존재하되 그 구성원들은 모두 흩어져 있기에 이를 결집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며, 필요한 정보가 지속적으로 제공되어야한다.
역량이 결집되지 않으면 아무런 정의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극대화된 역량을 위해서 구성원들은 스스로의 자질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하여 스스로 문제에 부딪혀 고민하 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겠다.
노력의 결실은 자신이 살고있는 사회를 이해하는 일이다.
보다 광범위한 인식은 문제의 허와 실을 정확히 읽게 해 준다.
한계성을 인식하기보다 자신의 완성을 이루는 것이 바로 한계인 것이다.
3.지역사회의 특성과 의식
우리가 사는 사회가 얼마나 제한적인가?
이 문제는 시민의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문화는 범위에 의해 전이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인류학자들의 사고이며, 많은 지지를 받고있는 검증된 학문이다.
구체적으로 제천지역의 특성을 연구한 사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특성은 발견해 낼 수 있다. 제천은 산간지방으로서 오지에 가까워 인구의 유동성이 적으며, 산업의 다양화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또한, 삼국시대 이전부터 분쟁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 까닭에 주민들은 자신의 처세에 대하여 누구보다 민감하 게 반응하는 법을 체득하여 왔다.
개성이 유지되지 못하면 자연적으로 타 의식에 흡수되어 간다는 간단한 지식을 몸으로 배우다 보니, 개성은 강 하고 대의를 쫓기보다 무리를 쫓고, 인간적 유대관계는 지역의 협소성으로 더욱 중요시 되어왔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주변을 의식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제한된 요소로 작용하며 시민의식을 퇴행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자신의 의식에 투철한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자신의 세계를 살고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두어야 할 필요 가 있을 것이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사는 이유는 전체를 바라보는 안목이 높기 때문이다.
전체를 보는 눈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것은 냉철한 자기비판과 형이상학적 질문인 "왜?" 라는 것에 시선을 모아야 가능하다.
문제를 "어떻게?" 라는 형태로 풀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동양적 가치관과 우리의 정서에 더 잘 맞는다고 본다.
포럼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늘 근접하려고 하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사회의 제반여건이나 주변의 영향에 좌우되기 보다 철학적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는 쪽일 것이다.
절대적 가치인 "왜?"를 의식하다 보면 우리는 주변의 의식에서 한결 자유로울수 있다.
이는 보다 진보된 시민의식으로 승화될 것이며, 우리가 사는 사회를 한결 삶의 질이 윤택한 사회로 바꾸어 갈 것이다.
4. 단체의 필요성과 시민의 인식
현대사회에는 수많은 이익집단이 존재한다.
시민단체가 이러한 단체와 대별되는 부분은 이익집단이 아닌 수혜 집단이라는 것이다.
대상을 다수와 사회에 두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다른 단체들도 같은 주장을 하지만, 명분을 얻기 위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본질은 왜곡되기 쉽고 변화되어 가기 마련이다. 모든 시민운동의 한계가 이 부분에서 막히고 있음을 주 지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다수를 위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며, 정부 기구나 이미 구성된 단체로부터 의식적 충돌이 일 어날 우려도 있는 것이다. 하나 정의와 명분을 앞세운 시민운동에는 한계가 없다.
인간이 사회를 구성해서 살아가는 동안은 끊임없는 명 분의 시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명분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는가? 이는 "옳다"라는 정의이다.
이 옳음을 추구해 나가야 하는 것이 의림포럼의 숙제이다.
포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은,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연구하며, 공론화 하는 행동 이상의 문제는 야기 시키지 않 는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소극적인 면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무엇이 옳은가를 증명해 내는 것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투쟁해 얻는 것 보다 가치가 있는 일이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 단체가 존재해야 할 필요성은 확연 히 드러난다.
그러나, 전체 시민들에게 이를 인식시키고 그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기에 부단 히 시민을 대상으로 관심을 고취시키는 일에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시민들과 동화된 의식으로 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단체, 이런 단체가 미래 제천사회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단체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8-09-18 17:56:06 쟁점이슈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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