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뉴시스】

제천종합연수타운 조성사업 진퇴 결정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서로에게 '결정'을 떠넘기면서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4일 제천종합연수타운 조성위원회(조성위)와 제천시에 따르면 정우택 충북지사는 지난 3월 제천시 연두순방에서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대체지원을 받을 것인지 4월 말까지 결정해 달라"고 시와 조성위에 주문했다.

이에 따라 조성위와 시는 지난달 2회 걸친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이날까지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시는 사업 포기를 건의하고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 등에 대한 도의 추가 지원 등을 이끌어 내자는 입장이지만 조성위는 '정신계승'을 주장하고 있다.

조성위는 면적과 규모를 줄이더라도 사업의 본질은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정부 공공종합연수원과 충북도 행정자치연수원만이라도 우선 이전시키고 특수목적 고교 유치도 추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양 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정 지사가 제시한 4월 중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시와 조성위는 논의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충북도, 제천시, 조성위 등 3자가 결정을 서로 미루는 것은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제천종합연수타운은 정 지사와 엄태영 제천시장의 공약사업이었다. 조성위도 이 사업 확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업포기 명분찾기를 위한 입장표명을 서로에게 미루면서 애궂은 사업 예정지역 토지주들만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2005년 9월 제천시 왕암동과 신월동, 봉양읍 51.49㎢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던 도는 지난해 7월 기한이 만료되자 2012년까지 이를 연장한 상태다.

토지주 이모씨(43)는 "추진여부가 불투명한 사업 때문에 큰 재산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위와는 달리 도나 시는 사업 추진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를 이미 밝힌 상태다. 정 지사는 연두순방에서 "경제성이 없는 제천종합연수타운 조성사업을 고집하는 것 보다는 충북도가 제천시의 다른 대체사업을 돕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고, 엄 시장도 "분양원가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신월동 일원 연수타운 용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조성위의 한 관계자는 "민간단체에 정책 대안을 제시하라고 하는 것부터 모순"이라면서 "이는 공약사업 무산이라는 부담을 조성위 등에 떠 넘기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성위는 약속이행을 계속 요구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 뒤 "포기 선언은 MOU체결식까지 하면서 박수를 받은 측(충북도와 제천시)에서 먼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도는 2006년 충북 혁신도시를 진천·음성으로 결정하면서 탈락한 제천에 충북으로 이전될 3개 연수기관을 중심으로 한 종합연수타운을 건설하기로 했었다.

이병찬기자 bclee@newsis.com 기사등록 일시 : [2009-05-04 11:46:05]